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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 [FOOD & WINE] 겨울 제철 방어와 어울리는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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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라셀라 작성일2018-11-28 14:43 조회33,9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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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어와 와인

“겨울 방어가 나왔던데, 한번 모여야지?” 와인 모임 단톡방이 분주하다. 그러고 보면 요즘에는 계절의 변화를 식자재로 느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대신 도다리, 민어, 전어, 방어. 제철 생선을 맛보자며 약속을 잡는 건 좋은 핑곗거리지만, 겨울 방어가 맛있는 건 부인할 수 없고 ‘방어’ 소리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는 설렘이 느껴진다. 두꺼운 옷으로 점점 커지는 몸을 가리고 마음껏 식도락을 즐기는 나처럼 겨울 방어도 지방이 잔뜩 올랐으니. 제철을 맞이한 방어는 쫄깃한 식감과 두꺼운 지방층으로 참치 뱃살과는 또 다른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작고 귀여운 것들만 사랑받는 시대에 방어만큼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방어일수록 진가를 발휘해 어쩐지 더 마음이 간다. 큰 몸집을 지닌 만큼 부위별로 선사하는 맛도 다채롭다. 회를 먹는다는 생각에 그간 소비뇽 블랑에만 페어링했었다면 이번에는 다른 미각 체험을 해보시길. 샴페인, 샤도네이, 피노 누아까지 회 한 접시에 곁들일 수 있는 와인이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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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바론 드 로칠드 로제 Champagne Barons de Rothschild Rose

‘바론 드 로칠드’라는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가는 샴페인 하우스. 샤도네이를 주로 이용해 와인을 만들며 86% 이상이 꼬뜨 데 블랑 크뤼(Côte des Blancs Crus) 지역의 아비즈(Avize), 크라망(Cramant) 등지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하고 로제 와인은 몽따느 드 랭스(Montagne de Reims) 지역에서 생산된 피노 누아를 블렌딩해 만든다. 매력적인 옅은 연어 빛, 신선한 장미 잎을 연상하게 하는 꽃내음, 레몬 제스트, 야생 딸기 등의 사랑스러운 아로마와 함께 상쾌한 산도감과 긴 여운을 남긴다. 음식을 곁들이지 않아도 그 자체로 완벽한 와인이지만 방어와 함께하니 또 다른 별미였다. 방어를 주문한 곳에서 신 김치를 곁들여야 제맛이라며 제대로 곰삭은 묵은지를 내주셨는데 어머나 그런데 이게 웬일! 김치에 싼 방어 뱃살을 한입 가득 넣고 바론 드 로칠드 로제 와인을 흘려 넣자 산도 밸런스가 딱 떨어지면서 입안에 달콤한 기운이 감돌았다.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고급스럽고 특별한 맛.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입에 침이 가득 고인다.


돈나푸가타 라 푸가 Donnafugata La Fuga

‘라 푸가’는 시칠리아 최고의 와이너리로 평가받는 돈나푸가타에서 샤도네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부슬부슬한 곱슬머리를 풀어헤치고 맨발에 샌들을 신고 들판을 뛰어가고 있는 듯한 젊은 여인이 연상된달까. 화장기 없는 얼굴에 주근깨도 좀 보이지만 그 자체로 매력이 넘친다. 편안하면서도 가볍지만은 않은 와인. 사우어도우에서 느껴지는 구수하면서도 깊이 있는 아로마와 청사과, 살구와 같은 과실향이 아름답다. 제주도 방어 총각에게 시칠리아에서 온 처녀를 소개했다. 출신은 다르지만, 신기하게도 어울림이 좋았다. 특히 기름기가 덜한 방어의 붉은살 부분은 피노 누아와 잡음이 있었는데 라 푸가와는 잘 맞아떨어졌다. 김과 무순을 올리고 간장을 살짝 찍어 와사비를 올려도 쉽게 뒷걸음치지 않는다. 방어와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한 병을 찾고 있다면 바로 이 와인을 추천한다.


부샤 뻬레 에 피스 본 로마네 Bouchard Père & Fils Vosne-Romanée

메종에서 생산한 부르고뉴 와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부샤 뻬레 에 피스의 본 로마네를 마셔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선한 체리, 레드베리, 향신료, 잔잔한 흙내음까지. 본 로마네 밭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향을 잘 담아냈다. 입안에서 힘찬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빌라쥬 등급의 와인이란걸 감안하면 부족함이 없다. 고운결을 지니고 있어 방어와 질감의 어우러짐도 좋다.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흰 방어 뱃살을 아름다운 향을 가득 담고 있는 피노 누아가 씻어주면서 오묘한 매력을 남긴다. 절묘한 어우러짐이 있는 예술적인 페어링. 무언가 한가지 요소만 더해져도 밸런스가 무너질 듯 아슬아슬하면서도 훌륭한 마리아주를 보여준다. 와사비 없이 간장을 살짝 찍어도 감칠맛이 더해지며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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